또,
봄이 찾아왔다.
계류와 강을 찾는 낚시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지지 시작하고
조행 소식들이 여기저기 들려온다.
날이 풀리기 시작하니 내 마음속에서도 겨우내 조용했던
낚시의 열망이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한다.
5월은 아직 멀었지만
3년 전 오십천의 5월,
무르익어 터질 것 같았던 봄날의 기억이 자꾸만 떠오른다.
이른 새벽,
날이 밝자마자 수면에 만들어지던 라이즈 링(rise ring)...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어주는 시즌이라는 이유로
대비없이 떠난 낚시가 얼마나 무모했던 건지 절감한 날이었다.
밋지 퓨파의 탈피였으리라... 그것도 몹시 작은...
생각없다기 보단,
훅이 안 보여서 답답하다는 이유 하나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크기의 훅을 점차 줄여가며 사용했지만
라이즈하는 위치를 지나는데도 철저히 외면당해야 했던 난감함.
해가 중천으로 떠오르고 나니
수면 위엔
산란후 육상에서의 짧은 삶을 마친
대형급 하루살이들의 주검과
밤사이 해치(hatch)한 날도래 탈피각 들이 물흐름 따라 연이어 떠내려 오는 것이 보인다.
준비한 메이플라이 스펜트 훅이 없어
결국,
사이즈만 맞춘 커다란 익스텐디드 메이플라이 훅으로 고기 구경을 할 수
있었는데,
수심깊은 지역에선 스트리머 훅을 당겨 42센티 짜리 무지개 송어를
상면할 수 있었다... -,.ㅡ;;;
계류 플라이낚시에 있어 수서, 육생곤충의 생태와 출현시기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곤충학자가 아닌 이상 목(目), 과(科), 속(屬), 종(種)의 분류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날도래인지 강도래인지 아님 하루살이인지 성충은 물론 님프 정도는
구분할줄 알고
크기나 컬러, 상태 등에 매치시켜 낚시할 수 있다면, 좀더 고급하고 멋진
취미가 될 것이다.
수서곤충의 연구는 낚시의 몰입 정도에 따라
깊이있게 배울 수도 있겠고...
올해 기회가 된다면
좀더 만반의 대비를 하고 다시 한 번 지난 시간과 같은 상황을
마주하고 싶어진다.
그땐. 그들 고기가 어떻게 반응할 지
벌써부터 사뭇 궁금한 마음이 된다..